고등학교 세특 기록, 어떻게 만들어지나?

2026학년도 대입부터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되면서, 이제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유일한 정성 평가 자료가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은 학종(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핵심적인 평가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세특에 대해 “그건 선생님이 알아서 써주는 거 아닌가요?”라고 묻습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교사는 세특을 ‘창작’하지 않으며, 수업 중 관찰한 학생의 태도, 활동, 발표 내용 등을 기반으로 최대 300자 이내로 기록합니다. 즉, 세특은 학생이 스스로 만드는 기록이며, 교사는 그것을 정리·요약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1. 세특은 어떻게 작성되는가?

세특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작성됩니다:

• 작성 주체: 각 과목 담당 교사
• 작성 시기: 보통 학기 종료 직전 (6월/12월)
• 내용 구성: 수업 참여도, 수행평가 결과, 질문·토론·탐구 활동, 진로 연계
• 글자 수: 300자 이내 (1과목당)

즉, 평소 수업 태도와 수행 내용을 교사가 메모하거나 기억한 것을 바탕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수업 시간의 실제 모습이 세특의 핵심이 됩니다.

2. 교사는 세특을 어떤 기준으로 쓰는가?

교사 입장에서 세특 작성은 단순히 “열심히 했다”라는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평가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① 수업 참여도: 질문, 발표, 토론 참여
• ② 수행평가 태도: 자료 조사, 창의적 표현, 보고서의 정리력
• ③ 수업 후 탐구: 개인적 탐색 주제, 발표 후 질의응답
• ④ 전공 연계도: 활동이 해당 과목과 진로와 연결되는가?

예를 들어, 같은 과학 수업을 들어도, 학생 A: “과제를 잘 제출함” 학생 B: “조별 실험에서 실험 설계를 제안하고, 결과 분석 발표를 맡음” → B학생이 훨씬 좋은 세특을 받습니다.

3. 과목별 세특 예시 비교

❌ 아쉬운 세특 예시

“과학 수업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실험 활동에 흥미를 보이며 과제를 잘 수행함.”

✅ 좋은 세특 예시

“세균 배양 실험에서 실험 계획을 주도하고, 예상과 다른 결과를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보고서로 정리함. 실험 발표도 맡아 과학적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줌.”

즉, 구체성 + 활동 + 결과 + 사고력 이 담긴 문장이 좋은 세특입니다.

4. 학생이 세특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

• ① 수업 질문 적극하기: 교사에게 인상 깊게 남을 수 있는 행동
• ② 탐구보고서 정리: 수행평가 내용은 개인적으로 정리해두면 교사가 참고 가능
• ③ 발표 시 리더십 발휘: 단순 발표가 아닌 구성·조정 역할이 중요
• ④ 활동 일지 작성: 학기 말 세특 요청 시 참고자료로 사용 가능 (비공식)

세특 요청서 작성 팁: “생명과학 수업 중 ○○주제 발표 진행, ○○자료 조사 및 발표 PPT 제작, 조정 역할 수행” 등으로 정리

5. 실전 학생 사례 3선

🎓 사례 1: 세특으로 입시 반전 – 고3 박지호

내신: 2.8 / 진로: 화학공학
전략: 화학 수업에서 용해도 실험을 주도하고 보고서를 작성. 동아리에서 진행한 환경 관련 실험도 교과 활동과 연계.
세특 내용: “용해도 실험에서 실험 설계와 분석을 주도하고, 환경 동아리 활동과 연결해 화학의 실생활 활용 가능성을 탐구함.”
결과: 중앙대 화학과 학종 최종합격

🎓 사례 2: 교과 세특 집중형 – 고2 이예진

내신: 1.7 / 진로: 국어교육
전략: 문학 수업에서 감상문 3회 제출 + 고전 토론 주도 + 창의적 글쓰기 수행평가
세특 내용: “고전문학 수업에서 리더 역할로 토론을 이끌며 다양한 시각을 제시. 감상문에 비평적 시각과 창의적 해석이 돋보임.”
결과: 경인교대 1단계 통과

🎓 사례 3: 진로 미정형 → 탐색기록 전략 – 고1 김도윤

내신: 2.5 / 진로: 미정
전략: 사회·생명·문학 등 다양한 교과에서 발표 1회 이상 참여. 수행과제 내용 기록
세특 내용: “사회 수업에서 지역 갈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분석하고 발표함. 생명과학 실험에서는 미생물 성장 실험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함.”
결과: 고2부터 진로 흥미 좁혀가는 기반 마련

6. 학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일

• 학기별 활동 회고 정리 도와주기: 매 학기 말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정리하게 지도
• 과목별 수행평가 결과 점검: 수업에서 어떤 주제로 평가받았는지 확인
• 수업 내용에 대해 자녀와 대화: 자녀의 발언 내용이 교사의 인상에 남는 구조로

※ 교사에게 직접 세특을 요구하거나 개입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학생이 교사와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활동 기록을 남기게 하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7. 고1~고3 학년별 세특 전략 요약

고1:

• 다양한 과목에서 활동 시도
• 수업 참여도 향상 목표

고2:

• 전공 관련 과목 중심 세특 집중
• 동아리·자율활동 연계 강조

고3:

• 1학기 마지막 정리, 지원학과에 최적화
• 면접 대비용 세특 내용 분석 시작

8. 세특 중심 체크리스트

• [ ] 내가 수업 중 한 활동이 세특에 반영될 만한가?
• [ ] 발표나 탐구가 진로와 연결되었는가?
• [ ] 활동 결과를 교사와 공유했는가?
• [ ] 교과-비교과 간 연계가 존재하는가?

결론: 세특은 학생이 만드는 '말 없는 자기소개서'

이제 대학은 자소서 없이 학생을 평가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세특입니다. 세특은 ‘글’이지만, 그 글을 만드는 건 학생의 ‘행동’이며, 평가자는 교사입니다. 따라서 자소서를 쓰던 시대보다 더 일상 속 준비가 중요해졌습니다.

수업에서 무심코 지나간 발표 한 번, 호기심으로 던진 질문 하나가 결국 300자의 기록으로 남고, 그것이 합격의 무기가 됩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지금부터는 수업 참여 하나하나가 평가라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세특은 당신이 직접 만드는 서술형 성적표입니다.